대전 서구 변동에서 월평공원 터널을 뚫어 서남부택지개발지구와 연결하는 ‘월평공원 관통도로’ 개설과 관련해 2년여 동안 대전시와 인근 주민 및 환경단체가 마찰을 빚어오고 있는 가운데 환경보존 문제를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 구성에 양측이 합의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8일 대전시와 주민대책위 사이에서 중재를 벌여 온 김조년 민들레의료생협 이사장(한남대 교수) 등 대전지역 원로들과 만나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박 시장은 “1년 6개월 동안 공청회, 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거쳐 도로 개설을 결정했다”며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환경보전 문제에 대한 모니터링과 의견수렴을 할 협의체 구성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측은 도로 개설 ‘찬성’과 ‘반대’자가 아닌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사들로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또 협의체는 동서관통도로 개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월평공원의 생태·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만드는 데 활동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 이사장은 “도로 개설 여부는 논의 단계가 지난 만큼 협의체를 통해 월평공원의 생태·환경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대전시와 환경단체에 주문했다.
대전시 박월훈 도시주택국장은 “생태경관보호지역 및 습지보전구역 지정 타당성 조사를 위해 학술용역을 발주하고 수질오염 방지대책 및 동식물 보호대책 수립 등 금강유역환경청이 조건부 승인한 사전 환경성 검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전 월평공원 동서관통도로는 서구 변동∼서남부택지개발을 잇는 총연장 1.82km, 폭 50m로 730m 구간은 월평공원 터널로, 나머지는 교량 형태로 시공된다.
환경단체 및 주민대책위는 서남부 2, 3단계 개발안 확정 때까지 공사를 미뤄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달 24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여왔으며 대전지역 원로들은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해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