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행사장과 달리 한사람, 두사람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니, 한 쪽에서 혈압계와 혈당계, 청진기 등이 놓여지고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차례대로 혈압을 재고 혈당을 측정한다.
그리고 간단한 설명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평소에 궁금하던 건강상담을 하는 분도 있다. 원래는 간단한 몸풀기체조도 마련되기로 했지만, 담당자의 불참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5월 11일(토요일), 대전시 대덕구 법1동 동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대전의료생활협동조합(가칭 www.mindlle.org)의 발기인대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의료생협은 주민들이 건강한 삶에 대한 요구와 생활상에서 겪는 의료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만드는 자발적인 협동조합조직의 하나이며, 의료인과 협력하여 협동조합의 원칙에 따라 참여하고 운영하는 의료기관을 만드는 일과 함께, 지역사회의 건전한 발전과 반생명적인 제도와 환경을 극복을 목표로 활동하는 자립적 주민조직이다.
의료생협은 1994년 안성에서 농민회와 의료인들이 함께 병원을 만들고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인천, 안산에서 만들어져 지역주민들의 출자를 통해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폭을 넓혀 지역마다 ‘제2생협의원’ 건립과 가정간호사업소, 지역복지위원회 등을 준비하거나 시작하고 있다.
지난 5월4일에는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에서 소비자생협과 신협 등을 기반으로 원주의료생협이 창립되어 병원개원을 준비중이다.
의료생협은 1999년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비영리특수법인으로 인가를 받게되었는데, 이와함께 의약분업을 둘러싼 논란과 의료계파업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기존의 3개의료생협 이외의 지역에서도 의료생협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현재 주민들의 출자로 의원과 한의원을 개원하고 창립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대전을 비롯, 영등포, 도봉구, 광진구 등의 서울지역과 청주, 전주, 부산 등지에서도 의료생협에 대한 논의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의료생협은 2001년 5월 ‘지역품앗이 한밭레츠(www.tjlets.or.kr)’ 회원들을 중심으로 준비모임이 결성된 이후 1년만에 발기인대회를 치루고 본격적인 창립일정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난 4월말 170여명의 출자와 참여로 대덕구 법동에 ‘민들레의원과 한의원’을 개원하였으며, 병원진료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에서 건강검진이나 강좌 등을 진행하고 거동이 어려운 독거노인들을 위한 방문진료도 시작하여, 의료생활공동체를 향한 뜻깊은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서는 지역인사, 의료인, 전문가, 주민 등으로 구성된 50명의 발기인회가 공식적으로 창립준비활동을 벌여나갈 것을 선언하였고, 발기인대표로는 한남대 사회과학대학장 김조년 교수가 선임되었으며, 실질적인 창립준비활동을 이끌어 갈 15명이 창립준비위원을 선임하였다.
대전의료생협 발기인회는 300명 이상의 조합원모집과 정관, 사업계획 예산 등을 마련하여 7월말 창립총회를 통해 대전의료생협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나준식 기자
출처:오마이뉴스 의료생협 모임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