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해서는 안될말...
오지마세요.
진료거부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이유로든 도움이 필요해서 온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속으로 수십번 되뇌이더라도
결코 입 밖으로 나와서는 안될말.
내가 20년 의사생활하면서 이 말을 꺼낸 적이 있던가?
기억에 없다는 건
한 적이 없거나
정말 철없던 시절에나, 내뱉고도 못알아차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는
약이 안듣는다고 되뇌이는 속이 뻔한 할머니에게 괜히 심통이 나서
이 약 시키는대로 드시고도 안들으면 오지마세요.
해버렸다.
다행히 귀가 잘 안들리는 분이니 못 알아들으신 눈치지만,
이미 나는 뱉어냈으니 주워담지 못하고,
퇴근길에 메아리가 되어 맘 속에 울린다.
내 앞에 오신 부처요, 그리스도요, 천사를 못알아보고
제가 잘나서 제 힘으로 사는 줄 아는 이 무지를
용서하세요.
더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