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기행
(글: 박종휴, 사진: 역사와 놀자)
저녁8시 모두모인 우리 일행은 기분좋게 술도 한잔씩하며 목포를 향해 출발해 늦은밤 목포항에 도착해서 제주항으로 가는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우리가 기거할 선실이 너무 작고 좁았다ㅠㅠ
겨우 열명정도가 들어갈 공간에 19명이 정원이라니 기가 막혀 말이 안나왔다ㅠㅠ
우리 일행과 익산에서 오신분들이 앉으니 자리가 꽉차서 나머지분들은 들어올수가 없었다ㅠㅠ
자본주의 이익에 충실한 선사의 표본을 본것이다
그좁은 공간에서 우리 일행은 자리를 잡고누워 잘도 잔다...
나는 도저히 잘수가 없어 앉아있는데 코까지 골며 좁은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자는모습이 다들 생존에 강한 50대 이상의 관록이 느껴져 존경스러울지경이다ㅎㅎㅎ
제주도로 가는 뱃길은 순탄치 않았다ㅠㅠ
24,000톤급 크루즈선박이 이렇게 요동을 치다니ㅠㅠ
세월호희생자들의 공포가 어땠을까 조금이나마 이해가 됐다.....
도저히 잠을 잘수가 없어 뜬눈으로 제주항에 무사히 도착하니 아침6시가 가까온다^^
제주도의 새벽은 꽤 쌀쌀했다...우리일행은 걸어서 첫번째 답사지인 관덕정으로 향했다....
관덕정은 제주4.3의 도화선이 됐던 1947년3.1절 기념식때 경찰의 발포사건으로 6명이 희생된 곳이다ㅠㅠ
조선시대 제주관아가 있는 곳으로 많은 행사가 이곳에 열리는 서울의 광화문같은 곳이다.
날씨가 추워서 밖에 있기가 힘들어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해장국집으로 향했다
추천해서 찾아간곳인데 먼거리를 이동해 맛본 해장국맛은 생소했지만 그런데로 괜찮았다....
전날 차안에서 술드셨던분들에게는 술국으로 괜찮았을것 같다.
아침8시에 렌트카를 인수하러 서둘러 식당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렌트카회사에 도착해 차를인수받고 비행기를 타고 우리와 합류할 유명화선생님을 기다리는데 비행기이륙이 지연된다는 카톡을 이제서야 봤다ㅠㅠ
시간을 절약하고자 아침식사를 끝낸 일행을 먼저 태우고 공항으로 갔다.
도착하니 다행히 유명화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곧바로 다음답사지 오라리 방화사건이 있었던 연미마을로 향했다.
미군정의 경찰토벌을 정당화하기위해 사전에 준비된 각본으로 이후 집단학살이 이루어졌는데 마을에는 어떤 표지판도 없다ㅠㅠ
심지어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서 제작한 지도에도 표시가 없다ㅠㅠ
아직 이사건의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짐작할수 있다
미국의 사과가 있어야 이곳에 표지판이 생길것 같다ㅠㅠ
다음장소는 잠복학살터가 있는 무등이왓으로 미군정의 획일적인 공출문제로인한 군청직원의 구타사건이 발생해 경찰의 체포를 피해 입산한 청년들의 가족이 희생되고 희생된 시신을 수습하러온 사람들을 산채로 화장시킨 아픈장소이다ㅠㅠ
날씨는 너무 맑고 좋았다........
아픔을 뒤로하고 "조상이 다른 백여명의 사람들이 한날 한시에 죽어 뼈가 엉키었으니 그자손은 하나다"라는 슬픈의미를 적은 그러나 그 그것마저도 허락되지않아 부서졌던(5.16군사 쿠테타이후 복직된 경찰에 의해서 파괴됨)"백조일손지묘"가 있는 섯알오름터로 향했다...
너른평지에 수백개의 묘지를 보고 그곳인줄 알았는데 그곳은 담을 하나로 희생자들과 군경의 무덤이 같이 있는 곳이었다...
제주4.3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으로 너무 가슴이 아팠다ㅠㅠ
점심식사는 근처 고기국수를 잘한다고해서 찾아갔는데 너무 느끼해서 음식을 남겼다ㅠㅠ
식사후 서둘러 정방폭포로 향했다
제주도 전체가 4.3유적지이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유적지인 곳중 하나다.
1948년11월24일이후 여섯차례이상 대량학살이 있었던 곳으로 살인경험이 없는 사병들이 실습용으로 학살했던 정방폭포 소남머리ㅠㅠ
그곳 문화유산해설사분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해병대사령부가 있었던곳까지 안내해주셨다^^
다음 답사지는 아버지를 죽이면서 자식들에게 만세를 부르게 했다는 표선해수욕장으로 갔다ㅠㅠ
넓은백사장을 빨갛게 물들였을 이곳은 차마 말로 표현하기 힘든 행위의 과거 기억을 묻어두고 너무나 평온하게 수상스키까지 타는 관광객들도 보였다.....
작년에 영동답사에서 의로운 행동으로 공덕비까지 있던 이섭진용화지서장과 함께 문형순 성산모슬포경찰서장의 의로운 행동(계엄사령부의 총살명령거부)이 떠올랐지만 공덕비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ㅠㅠ
전북촌유족회 회장님과의 약속시간때문에 서둘러 북촌초등학교로 향했다.
그곳은 현기영선생의"순이삼촌"의 배경이 된곳으로 너분숭이 애기무덤이 있다
북촌마을 절반가량이 희생된곳으로(1949년1월17일)음력12월18일은 온동네가 제삿날이다ㅠㅠ
할아버지와 손자를 서로 따귀를 때리도록 강요하고 죽였다는등 여러 잔학한 학살의 내용과함께 비교적 기념관과 유적지가 잘 보존된 곳이다.....
전북촌유족회장님댁이 근처라 모시고와서 말씀을 들었다^^
노무현대통령의 사과와 항쟁이라는 표현에 감격했다는 말씀과 성화봉송때 유족회와 경우회대표자가 같이들고 뛰었다는 말을듣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전북촌유족회회장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선물(한산소곡주)을 드렸더니 한라봉7개를 주셨다^^싸우지말고 하나씩 나눠먹으라는 뜻으로 감사히받고 숙소에 도착하니 밤9시가 다됐다ㅠㅠ
숙소는 너무 넓고 좋았다^^
너무 피곤해서 씻고 바로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여자선생님들께서는 벌써 주변산책을 하고 들어오셔서 아침식사준비를 하셨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하고 4.3기념관으로 향했다
1시4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해서 오늘은 기념관만 들르고 답사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ㅠㅠ
기념관해설사분의 잘정돈된 해설로 4.3을 복습했다.....
참배후 배시간에 쫓겨 4.3평화공원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유명화선생님은 4.3연구소 관계자분을 이곳에서 만난다고해서 작별하고 점심식사시간을 아끼기위해 동문시장에서 시장을 봐서 배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일행을 시장에 내려주고 나는 렌트카를 반납하고 여객선터미널에서 다시 만났다^^
배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올때와 다르게 선실도 넓었고 낮잠도 잘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짧은시간에 일정을 소화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한 아쉬움에 목포에서의 저녁은 여유있게 먹었다^^
너무 여유를 부렸나???
2시간 넘게 식사를 해서 대전에 도착하니 새벽1시가 넘었다ㅠㅠ
밤12시를 기준으로 1박4일(16,17,18,19)이라는 이해할수없는 여정에 기꺼이 함께해주신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드린다~~~
우리의 고단한 여정이 제주4.3의 이름을 찾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