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 대전충청지부에서 <의료보험 절대로 들지마라> 저자 김종명 선생님의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김종명 선생님은 경기도립의료원 포천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의사로서(가정의학과장) 인의협 정책국장을 역임하고, 현재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운영위원,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의료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의료민영화와 민간의료보험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연구한 결과를 모아 책을 발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건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의료비에 대한 두려움으로 너도나도 민간의료보험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민간의료보험이 우리의 삶에 도움을 주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건강과 의료비에 대한 두려움의 원인이 무엇이며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하는 지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들레의료생활협동조합 조합원 및 건강 문제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고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일시: 2012년 7월 18일(수) 오후 7시30분
장소: iCOOP한밭생협센터 교육장(대전시 서구 탄방동 735번지 지하1층)
(민들레의료생협 둔산진료소 지하1층/자연드림 한밭생협 둔산점 지하1층)
참가비: 무료
--------<아래 책 서평 및 저자 인터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기도립의료원 포천병원 김종명 가정의학과장(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운영위원,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의료팀장)는 최근 '의료보험 절대로 들지마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저자는 2년에 걸친 자료조사와 분석을 통해 민간의료보험 상품 속에 감춰진 꼼수를 들춰낸다. 모두 4장으로 짜인 이 책의 1장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민간의료보험 상품으로 꼽히는 암보험이 실제와 다르게 보험료 부담이나 보장성이 상당히 부풀려져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재 민간보험사가 판매하는 암보험은 가입자가 암에 걸릴 경우 수천만 원을 보장해준다고 강조하며, 보험료도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실제로 20~30대 젊은층의 경우 보험료가 2~4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저렴하게 보이는 암보험 상품의 이면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특정 보험사의 암보험 상품을 대상으로 실제 예측 지급률을 분석해 봤다. 대표적으로 L생명보험사의 암보험 상품을 보자. 이 회사의 암보험 상품은 40세 남성 기준으로 10년 동안 월 1만6,200원을 납입하면 가입기간 중 암에 걸릴 경우 4000만원을 보장해 준다. 만 40세 남성 1,000명이 동시에 10년 동안 이 암보험 상품에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보험사가 1,000명의 가입자로부터 거둬들이는 총 보험료 수입은 19억4,400만원(1,000명 × 16,200원 × 12개월 × 10년)이다. 그렇다면 보험회사는 과연 얼마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될까. 저자는 이를 분석하기 위해 국립암센터의 암등록 자료와 통계청의 암발생률 자료, 보험사의 자체 암발생률 자료를 활용했다. 국립암센터의 암등록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40세 남성 1,000명 중 10년 동안 19.1명에서 암이 발생한다. 통계청의 암발생률 자료를 적용하면 23.9명, 보험사 자료를 적용하면 26.4명에서 암이 발생한다.암등록 자료대로 1,000명 중 19.1명에게서 10년 동안 암이 발생한다면 보험사가 10년간 지급해야 할 총 보험료는 7억6,400만원(19.1명 × 4,000만 원)이다. 이럴 경우 이 암보험의 지급률은 39.3%(7억 6,400만 원/19억 4,400만원)에 불과하다. 즉, 보험사는 거둬들인 보험료의 39.3%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모두 회사의 몫이 된다. 하지만 실제 지급률은 이보다 더 낮다. 보험사는 모든 암에 대해 4,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40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갑상선암이나 기타 피부암 등은 10%인 400만원만 보장해주고 있으며, 가입 후 첫 2년 동안에는 50%만 지급해준다는 단서를 달고 있어 실제로 이 회사의 암보험 상품의 지급률은 30%대 중반에 불과할 것으로 저자는 분석했다. 다른 보험 상품의 지급률을 분석해 보아도 한결같이 30~40%, 높아봐야 40% 후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암보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갱신 시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습니다'라는 조건을 제시하는 데 여기에도 꼼수가 숨어있다고 한다. 암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올라가는데, 발생률이 올라가는 만큼 보험료도 올라간다. 암보험이 필요한 연령대는 암발생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60세 이상이다. 그런데 암보험 가입은 주로 30~40대에 이뤄지고 보장은 50대까지다. 갱신을 통해 60대 이후에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그러자면 엄청난 보험료를 감수해야 한다. 암발생률 통계를 통해 보험사가 보여주지 않는 갱신 시 보험료를 추정해보면 30~40대엔 1~2만원에 불과하지만 나이에 따라 암 발병률이 급등하면서 60세에는 매달 18만원을, 70세에는 3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손형(보충형) 의료보험도 비슷하다.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않는 본인부담금을 보장해주는 실손보험 상품은 출시된 지 5년도 안 돼 가입자가 2600만명에 이를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손보험은 대부분 3년마다 갱신하도록 돼 있는데 그때마다 보험료가 약 44% 오른다. 40대 남성이 가입 때 8,194원을 내지만 은퇴시점인 61살에는 7만3000원, 70살에는 21만8000원, 82살에는 90만원이 넘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비보험은 3년마다 매번 갱신해야 하고 갱신 시마다 매번 보험료가 인상된다. 40세 남성이 평균 수명인 78세까지 보장받으려면 12번을 갱신해야 한다"며 "세 번 갱신 만에 3배가 올랐다면 12번 갱신하면 이론적으로 81배가 된다. 노후가 되면 은퇴 시점이라 소득이 없고 소득이 없으니 비싼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어 해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강조했다. 민간 의료보험은 절대로 국민들의 의료 불안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민간 의료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교하면서 건강보험 하나를 잘 키우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란 것이다. 저자는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 재원을 확충하려면 국민과 사업주, 국가가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며 "보험료를 올리자는 데 선뜻 동의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의 구조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건강보험료를 올려 건강보험 재정을 확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 인터뷰]
-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쓰게 됐나. =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에서 활동하면서 민간의료보험에 관한 공부를 하게 됐다.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더 내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가지면서도 그 반대편에서는 민간의료보험에 굉장히 많은 비용을 쏟아 붓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에게 민간의보와 건강보험에 대한 비교를 통해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이는 것이 의료 불안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임을 소개하자는 취지로 쓰게 됐다. - 자료 조사는 어떻게 했나. 보험사들이 자료 조사에 협조했을 리는 없을 것 같은데.
= 민간보험사의 개별 상품을 꼼꼼히 살펴봤다. 암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료와 보험급여 혜택이 어떻게 되는지 따져봤다. 지급률은 국가암발생률 통계 등을 이용해 간접적으로 분석했다. 보험사 내부 자료는 보험연구원의 자료들을 샅샅이 살펴봤다. 그렇게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면서 (민간의료보험 상품의 지급률 등을)하나씩 맞춰 나갔다. 이렇게 분석을 하는데 2년 정도 걸렸다. - 민간의료보험의 문제가 그렇게 심각한가. = 실제로 상당히 심각한 편이다. 무엇보다 민간의료보험 규모가 건강보험 재정을 넘어섰다. 국민들이 민간의료보험에 건강보험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민간의료보험은 절대로 우리의 의료 불안을 해결해 줄 수 없다. 민간의료보험 중에서도 실손형(보충형) 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는 적대적 관계에 놓여 있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이 높아지면, 실손형 의료보험은 위축된다. 그 반대도 성립한다. 국민건강보험이 위축될수록 민간 의료보험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한미 FTA는 민간 의료보험을 한층 도약시켜줄 것으로 보험회사는 기대한다. 민간의료보험은 사회연대원리가 아니다. 개인의 이용률에 따라서 보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보든 비용을 다 부담한다. 반면 혜택은 낮아 가입자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많지가 않다. 특히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 시키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실손보험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보험료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가입자에게 '갱신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다. 실손형 보험이 건강보험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