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도서관 하룻밤' 함께 한 최선웅입니다.
7시에 아이들 여럿이 왔습니다.
서둘러 친해지려 하지 않고 책 보며 기다렸습니다.
친해지기 보다 아이들을 귀하게 대하려 애썼습니다.
유미조 선생님 주선으로 각자 자기소개 했습니다.
일어나 큰소리로 자기소개했습니다.
곁에 있던 솔인이가 친구들 이름을 한 명 한 명 알려줍니다.
인사가 끝나고 유미조 선생님께서 저녁 일정을 알려주셨습니다.
선생님이 9시30에 자려 한다 말하니
초등학교 2학년 민지가 "그건 어른들 계획이고요!, 우리 한테 묻지도 않았어요." 합니다.
정당한 말입니다.
유미조 선생님과 아이들이 조율하여 취침시간을 10시로 정했습니다.
아이 의견을 듣고 부드럽게 설명하고 의논하시는 유미조 선생님께 배웠습니다.
하룻밤 일정은 이렇습니다.
- 처음 만나 자기소개
- 일정 나눔
- 바깥 활동
- 간식 먹고 책 읽기
- 잠
- 이 모든 과정을 전기 없이
모두 함께 동네로 나섰습니다.
희준이 희승이 형제는 유미조 선생님과 도서관 옥상에서 별 보고 나머지는 마을 산책했습니다.
산책 경로가 다른 두 팀이 나뉘어 걸었습니다.
잠시 걸으니 너른 놀이터에 도착했습니다.
이야기 길게 할 것도 없이 땀에 흠벅 젖도록 뛰어 놀았습니다.
놀이터 수돗가에서 물로 씼고 또 놀았습니다.
도서관에 돌아가 유미조 선생님이 준비한 옥수수 먹었습니다.
마침 마을에 사시는 조세종 아저씨가 책 읽어주러 오셨어요.
프레드릭과 흰 쥐 이야기 두 권 읽어주셨는데 프레드릭 읽어 주실 때
아이들 옥수수 먹는 소리가 '찍찍 쩝쩝' 꼭 프레드릭 같았어요.
봄 여름 가을 동안 겨울 생활을 위해 햇빛과 자연의 색과 이야기를 힘써 모은 프레드릭.
아이들도 언젠가 손에 잡히지 않지만 꼭 필요한 가치를 알게 되겠지요.
살다가 문득, 동네 아저씨가 촛불 켜고 읽어준 프레드릭의 지혜를 떠올릴 수도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이야기책 읽고 자리 깔고 누웠습니다.
희준이가 제게 이불을 빌려 줬어요. 고마워요.
아이들이 곧 바로 잠들리 없습니다.
철암도서관에서 하룻밤 할 때, 밤을 꼴딱 샌 아이도 있었지요.
우루루 몰려 다니고 속닥이고 크게 웃고..
이게 도서관 하룻밤의 재미지요.
가장 먼저 어른들이 골아 떨어집니다.
낯선 잠자리, 전기를 쓰지 않아 자연스러운 더위, 모기에 잠에서 몇 번 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들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부족하고 불편할 때 옆을 살피게 됩니다.
밤 사이 부족한 이불을 서로 나눴고 선풍기 바람이 없으니 언니가 동생에게 부채질 해줬습니다.
강아지똥을 쓰신 권정생 할아버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모두가 조금씩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 말씀하셨지요.
단 하루, 전기에서만 가난해도 서로를 살피게 됩니다.
아름다운 세상은 가난하게 살며 서로 돕는 이웃이 많은 세상입니다.
당장 전기 풍족히 쓰는 것이 복이 아니고 부족하더라도 서로 돕고 우리 뒤이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마땅합니다.
전기 없는 도서관 하룻밤, 제가 잘 누렸습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슬리퍼 신지 않고 양말에 운동화 신고 바지도 새 바지로 바꿔 입었습니다.
높으신 어른 만날 때 보다 아이들 만날 때 더 긴장합니다.
아이들이 쏟아붓는 질문에 늘 답이 궁색합니다.
가만히 듣고 끄덕이고 되돌려 묻기를 반복할 뿐입니다.
여름밤, 땀 나도록 뛰어놀다 넘어져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에서 피가 났습니다.
영화 일 포스티노의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아픈데 계속 아프고 싶어요."
대전에 사는 아이들 얼굴에 태백 아이들 표정이 그대로 있습니다.
이웃 할머니 사랑 받은 가희 웃는 얼굴
새침한 예원이 눈초리
이가 다 보이도록 웃는 현아 얼굴
쫓기는 듯 잠꼬대 하는 민아 목소리
아이들 틈에서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바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