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엊그제 10차 대의원 정기총회에서 신임 이사로 선출된 충남 대의원 이경자입니다.
2,500여 세대를 대표하여 대의원을 포함, 대략 100여분 정도의 조합원이 참석하여 열린 정기총회는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좀 더 많은 조합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와 마음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많지만 다들 열심히 즐겁게 치룬 총회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어렵고 외로운 시절, 든든하게 민들레와 함께 고락을 나누신 이사장님을 비롯한 전임 이사들의 애정과 진심어린 활동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 임원들을 믿고 성실하고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민들레를 키워 오신 사업소 직원들과 수많은 조합원들이 있어서 건강하게10년 동안의 민들레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무임승차하는 기분으로 이사 활동을 하게 되어 고맙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실은 참 암담합니다.
스무 살 무렵부터 가슴에 품어 온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세상은 여전히 멀리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돈과 권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진실하고 순수한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비웃음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한 차별은 여전하고, 단 1%를 위해 99%의 희생과 눈물은 당연시되며 더 나아가 그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국경을 넘어 전 지구적인 자본의 횡포가 우리 개인의 삶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희망의 싹과 불씨도 위태롭지만 사라지지 않고 점점 힘을 모아가고 있습니다.
협동조합과 지역화폐와 진정성을 갖고 움직이는 진보정당들과 평화와 상생을 위한 많은 염원들과 풀뿌리 단체들과 시민들이 그런 것들입니다.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선거라는 제도적이고 형식화된 절차가 휘감겠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뚜벅뚜벅 가는 이들이 있기에 희망은 있습니다.
별다른 고민없이 시작한 민들레 활동이 어쩌면 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에 부딪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협동조합을 잘 알지 못하고, 의료 기관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사회적 기업에 대한 경험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고민이 적은 저로서는 이런 저런 걱정들이 밀려 오기 시작합니다. ㅠㅡㅠ
하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 주는 조합원들이 계시다는 것에 큰 위안을 받습니다.
자칫 의욕이 넘쳐 큰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늘 살피겠습니다.
조합원들의 작지만 날카로운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말없이 자리를 지키며 든든하게 민들레를 키워 주고 계신 분들의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 일하는 다른 분들과 마음과 지혜를 모아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언제나 조합원들과 함께, 조합원들을 대표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일하겠습니다.
그래서 임원과 직원과 조합원이 따로 없는, 누구나 민들레의 주인으로 즐겁게 민들레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하겠습니다.
부족한 신임 이사들에게 격려와 신뢰를 보여 주신 대의원들, 조합원들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고마움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