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금요일
이 날은 민들레로 출근하지 않고 밖에서 돌았습니다.
오전 10시에는 씨앗에서 주최하는 마을학교 강좌에 갔었지요.
여성학자이자 한의원을 운영하고 계신 고은광순 님의 <세상을 바꾸는 힘, 내 안에 있다>라는 강의에 갔습니다.
이미 버들치가 충분히 설명해서 더 이상 증자가 어렵다는 ??? 마을 주민들의 웃음 띤 반응을 보면서 새삼스레 버들치가
가진 민들레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지요.
자기가 활동하고 살고 있는 곳에서 언제나 가슴 속에 담아 둔 희망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서 가르침을 받습니다. ㅎㅎ
주변에 모든 존재들에 감사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늘 감사하는 명상을 해 보라는 얘기가 마음에 남네요.
의욕에 앞서서 주변 사람들의 귀함을 소홀히 여기기 쉬운 저에게 많은 울림이 있는 강의였습니다.
강사분에게 민들레 가입을 권유하긴 했는데, 반응이 분명치는 않았습니다요..
점심을 먹고 나서는 이진미 조합원과 둔산 자연드림 매장으로 홍보활동을 나갔습니다.
2시 반부터 5시까지 있었는데 평소보다 드나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옆에 있는 아이쿱 조합원의 증언?에 따르면 아마도 전날이 수능날이기도 하고, 금요일이어서 약속이 많아서 그럴 거라는군요. 여튼 기대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고, 반응이 뜨겁지 않더군요. ㅠ-ㅠ
계산하기 직전에 말을 거는 게 좀 더 편하다는 노하우도 얻었지요. 그리고 남자분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주고, 몇번째 홍보활동을 보았다는 분도 계셔서 둔산 매장에만 계속 있는 것은 좀 고려해 봐야 겠습니다. 대략 1주에 1~2회 정도 장을 보러 나오니까 2~3주 정도면 대략 홍보활동을 한번은 접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지요. 물론 시간대가 정말 안 맞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니면 2주 후에는 밤 시간을 활용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홍보 전략을 조정해 봐야겠습니다.
5시 30분...
유성도서관 3층에서 열리는 <대전동화읽는 어른모임 총회>에 가서 부스를 차렸습니다.
국화와 랑랑별 등 렛츠 식구이면서 조합원들이 열심히 간부로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고, 많은 회원들이 민들레를 알고 계셔서 홍보활동은 수월했습니다. 랑랑별 신순화 조합원이 몇몇에게 카드를 내밀자 바로 가입서를 쓰더군요... 울트라 캡짱 파워 랑랑별 ~~ 4장 받아 왔습니다.
다시 7시..
대화동 성당에서 열리는 <강정마을 다큐 상영회>에 갔습니다.
7명의 독립영화 감독들이 모여서 100일 동안 제주의 강정마을 이야기를 담은 다큐였습니다.
1시간 40분에 걸친 영상은 무엇보다 호소력 있게 우리 인간들이 벌이고 있는 엄청난 파괴의 현장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떤 여성 활동가의 감동어린 선동과 그녀를 감옥에 가둔 우리의 무관심과 가슴 깊이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감옥 밖의 또 다른 여성을 통해서 오늘 우리는 무엇을 외면하고, 어떤 범죄를 눈감고 있는 지 절절하게, 하지만 강력하게 울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눈시울을 적시더군요. 저도 그랬구요...
상영회가 끝나고 제주 강정에서 직접 올라오신 양윤모 님과 여성위원장, 얼마 전에 구속되었다 2천만원의 보석금으로 풀려난 30대 여성, 이렇게 3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2월 3일에 희망비행기가 뜬다는 소식과 연대와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는 말씀과 손해배상과 구속, 고소와 고발에도 멈출 수 없는 싸움들 이야기, 나이 지긋한 여성위원장은 태어나서 싸우는 4년 남짓의 시간이 살면서 제일 행복하고 배움이 많았다는 이야기, 고난과 눈물 속에서도 깃발을 내릴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 등등....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민들레 홍보는 많이 하지 못했지만 파괴와 불의가 있는 곳에서 묵묵히 아름답게 싸우고 지키는 분들이 있음을,
밟히고 뽑혀도 끊임없이 피어나는 민들레처럼 희망을 피우는 분들이 있음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희망 비행기를 타야할 것 같네요...
거기 계신 권술룡 선생님 근황도 듣구요...
집으로 돌아 오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잊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민들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