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생활 10년이 넘어가면서 관계들이 많아집니다.
"오늘날 나는 레츠와 민들레가 만든것이다"라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는 접니다.
지난 5년은 씨앗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시절은
다름아닌 레츠에서의 전성기였던 2003년-2006년 이었네요.
노은동과 추동에 살면서 법동까지 이틀이 멀다하고 나왔더랬습니다.
레츠운영위도 했었네요.
아이들이 커가고 저도 따라 성장합니다.
추동에서 노은동으로 다시 이사나와 내가사는 지역에서 씨앗을 꾸리면서
이제 레츠와는 물리적으로 멀어지네요.
아...학생시절 배웠던 준거집단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관계들이 많아지면서 후원금내는 단체가 열손가락을 넘게됩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함께 갈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지요.
최근 몇가지 일이 겹치면서 몸에 무리가 옵니다.
그래도 늘 레츠와 민들레는 저의 고향같은 곳입니다.
민들레에서 이사제의가 와서 덜컥 맡은지 2년이 되어갑니다.
다시 우리가 만들었던 민들레가 눈에 들어옵니다.
눈부시게 성장한것처럼 보이던 민들레가 실상은 조합원들의 눈길 ,손길을
기다리다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서구 제 2진료소라는 과제가 떠오르게 됬습니다.
다시 10년전 그 마음을 모아 처음부터 다시시작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준비합니다.
협동조합이라는것이 마음을 모으고 돈을 모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협동의 힘으로 성취해나가는 곳이라면
민들레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여러분들의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10년만에 겨우 흑자를 냈던 병원이
어느새 적자가 몇달 사이 2억 가까이 됩니다.
물론 많은 원인들이 있겠습니다만.....
서구 제 2진료소는 병원하나를 더 만드는것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민사회의 롤모델이 되고자하는
우리의 꿈이 있습니다.
대전에서 생협간의 연대를 통해 협동조합 일이 시민들에게 퍼져나가게 하는 것이며
의료라는 영역에서 국민의료보험을 민간에게 넘기려는 정부에 대한
대안을 우리의힘으로 확보하는 생존에 관한 일입니다.
그런데 4억정도의 출자금을 모아야 이 일이 진행됩니다.
레츠와 민들레 초기 구성원인 제가 일단 나서게 되었습니다.
레츠시절에도 씨앗에서도 늘 누군가에게 돈이야기를 꺼내는것은
제 담당이었습니다.
저 역시 사적인 영역에서 남에게 아쉬운소리 잘 못하는 성격입니다.
그러나 제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 나섭니다.
어제 병원에서 진료도 받을겸 나섰다가 바나나와 모래무지를 만나
오랜만에 긴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2000여명의 조합원 명단을 가지고 증좌(이자없이 조합사업에 돈을 적립하는 제도),
차입(천만원 이상 빌려주는 조합원에게 5.2%의 이자를 민들레에서 주는 제도)이
가능할만한 명단을 뽑아보는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제가 전화걸어 이런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30여명 뿐이더군요. ㅠ.ㅠ
바나나와 모래무지가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전같지 않아.
살림살이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져서일까요?
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레츠가 현재 장소로 이전할때 회원들에게 돈을 모았더랬습니다.
이천만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이었는데
결국은 회원들의 힘으로 현재 레츠사랑방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협동해서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어냈던 성공사례입니다.
민들레의 치과개원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늘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실무자들이 돈을 모아 무언가 하려고 할때 한숨부터 나온다는겁니다.
돈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지? 이렇게 말입니다.
돈보다 중요한것은 우리에게 희망을 꿈꾸게 할 무언가가 예전에는 있었다는 건데
지금은 아니라고 해야 더 맞는거 같습니다.
돈을 모으자라고 하는것이 아니라 이런걸 하려면 돈이 모아져야해...라고 하는것이 맞는 순서겠지요.
오래전 친구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봅니다.
그들과 만나고 웃고 행복했던 기억들을 말입니다.
새로운 사람들 오래된 친구들과 우린 왜 더 많이 웃고 행복해지지 못하는 것일까요?
만원씩 협동하면 이천만원
십만원씩 협동하면 이억인데
달랑 이백만원 모으기도 힘이 드네요.
마음을 모아주세요.
하나은행 609-910002-89304 대전 민들레
이곳에 모인 식구들은 적어도 공동체,협동조합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기에
구구절절 이곳에 이글을 올립니다.
희망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