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이에 기침 가래, 입 속은 안 봐도 시커멓죠. 하얀 마음 하얀 이로 환하게 건강하게 아빠 금연해요. 아빠는 소중해요. 건강을 지켜가요. 진정으로 가족건강 원하신다면 금연을 실천하세요.’(4학년 김로은 작사 ‘아빠 금연해요’)
‘처음엔 맛있다고 뻑뻑, 다음엔 중독돼서 뻑뻑뻑. 우리 아기 기침 나요, 캑캑캑캑캑. 자꾸자꾸 피워대면 엉엉 울거야, 자꾸자꾸 피워대면 토라질거야. 우린 할 수 있어 금연, 할 수 있어요. 담배 연기 없고 담배 냄새 없는 멋쟁이 가족’(1학년 김반야솔 작사 ‘연기 NO, 냄새 NO, 멋쟁이 가족’)
지난 20일 오후 3시 대전 동구 추동 동명초등학교 교정. 어린이들이 ‘아빠 금연해요’ 등의 금연노래를 불렀다. 이들 노래는 대대적인 금연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동명초등학교가 최근 실시한 ‘금연 노랫말 짓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담배를 피우시는 아빠를 생각하며 지은 노랫말인데 친구들도 아주 좋아하네요. 모든 어른들이 금연에 성공할 때까지 열심히 이 노래를 부를 예정입니다.”
김로은양은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담은 금연노래를 통해 어른들의 금연을 이끌어내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학교 측은 이번 노랫말 짓기 대회에서 입상한 금연노래를 CD로 만들어 학부모와 지역사회에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 아이들이 만든 노랫말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끝낸 상태다. 학교 측은 또 이들 노래를 2011년 전국창작동요제에 출품, 전국적인 금연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전교생이 58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인 이 학교 학생들은 요즘 지하철 판암역에 나가 어른들을 대상으로 금연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아이들의 열정이 어른들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이 학교의 흡연 교사 3명 중 1명이 최근 금연에 성공한 것이다. 나머지 2명도 금연에 도전하고 나섰다. “아이들이 나서서 금연운동을 벌이는데 끊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아이들 덕분에 30년 이상 피워온 담배를 끊게 됐습니다.”
<윤희일 기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