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아내의 권유로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 본 결과 성인병이란 병은 다 가지고 있었다. 고혈압, 고지혈, 가장 충격적인 것은 당뇨였다.
당뇨 판정을 받으면서 그동안 억지로 벋히고 있었던 의지까지 허물어져 버렸다. 그 와중에 큰 조카가 물에 빠져 죽는 사건도 벌어졌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큰 타격도 받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려왔다. 체력도 바닥나고, 정말이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와중에 수박과 바나나의 권유로 건강실천단의 현미채식을 만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몸은 안 움직여지는데 뭐래도 해야한다는 생각만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이악물고 한 것 같다.
실천단 4주 동안 내 의지를 실천해 보는 시간이었기도 하다. 그리고 내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도 했다.
그냥 출근도 미룬채 현미 채식과 운동만 했다. 어찌보면 내 생애에 내 건강만을 위해 살은 한달이기도 했다.
몸무게 12키로그램 감량, 한달 후 검사 결과 거의 모든 항목에서 정상 범위라는 얘기를 들었다.
보통 이런 만족이면 기분이 좋아야하는데 그냥 덤덤했다. 이런 상태가 나의 상태였지 싶다. 무기력증 같은 것.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지금도 현미 채식은 계속했다. 운동도 마찬가지로 지속했다.
한가지 다른 점은 체력이 조금 좋아진 것 같다. 무기력증은 여전 했다.
그리고 책 속에 숨어서 나의 움추려듦을 숨겼다.
그러다 나의 멘토에게 혼났다.
그래서 요 몇일 다시 나를 찾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던 본능적인 행동의 즐거움을 언제부터인지 머리 속의 생각의 영역 중 이성적 기능에 매달리며 이해만을 구해온 나를 보게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민들레도 놓지 못하고, '내가 민들레를 이해하려 노력했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제서야 민들레를 내 생각 속에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건강실천단은 나에게 건강도 주었지만 나만의 민들레도 놓게 해 주었다.
민들레생협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미안한 마음은 대안 없는 비판(이것은 내 생각을 이해 주지 않는다는 데서 기인된 것임.), 비판을 넘어 비난하고, 그것을 넘어 무관심(실제 무관심은 내가 상처를 받았다는 것에 대한 행동이었음.)으로 나를 표현한 것에 대한 것입니다. 쓰다보니 좀 챙피해집니다. ㅋㅋ 실제 이런 모든 것은 나 혼자 북치고 장구쳤던 것이거든요.
그리고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이 감사함은 그래도 민들레는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나를 묵묵히 바라봐 주는 모습에 감동했습니다.
요즘 가끔식 가보면 많은 조합원들이 오셔서 제가 활동 할 때 뵙던 분이 많이 안계시지만 제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민들레생협이 가장 큰 자리를 차지 하고 있던 것은 사실이었기에 미안함과 감사를 전하고 싶었기에 글을 씁니다.
특히 제가 활동 하면 시기에 같이 했던 분들 일일이 열거 하지는 많겠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제 생각 속에서 민들레를 내려 놓으니 저는 편안합니다. 이 편안한 마음으로 저의 두번째 삶을 살기 위해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