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의전소식 2012년 제51호에 실린 칼럼니다. 의료재난에 대한 대책을 제도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미채식 등 건강한 식생활 전파를 통해 근본적인 예방을 고민해야한다는 내용입니다. 다음 호에는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을 예정입니다.
민들레의료생협도 이런 고민들을 구체적으로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의료에 접근하기 힘든 분들에게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것 뿐만아니라, 약이아니라 근본적인 병원 원인을 고칠 수 있게 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전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우리 민들레가 경영상으로도 안정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체계화. 이를 위한 직원들과 조합원들의 준비...
민들레의료생협의 이사로서, 현미채식 실천단을 준비하면서 많이 하게 되는 고민입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 주시고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건강, 의료재난 그리고 음식
이의철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 과장
민들레의료생협 이사
베지닥터 사무국장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사망자의 4명 중 1명은 암으로 사망한다. 전체 인구 3명 중 1명은 평균 수명인 80세까지 사는 동안 암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다보니 중년기에 들어서면 다른 무엇보다 암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실제로 암으로 인한 사망은 지난 30여 년 동안 한 번도 감소하지 않고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암은 단지 건강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가계 파탄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보건의료지출이 가구 가처분 소득의 40%이상을 넘는 경우를 ‘재난적 의료비’로 정의하는데, 2007년 현재 전체 인구의 2.7%가 이런 ‘의료적 재난’ 상태에 있다. 이는 OECD국가 최고 수준이고 2000년 1.6%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재난적 의료비'로 인해 많은 수의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가족이 붕괴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문제들은 의료 및 복지 제도의 측면으로만 고민되었다. 그런데 전체 암의 1/3이 잘못된 식습관에 의해 발생한다. 담배와 비슷한 중요성을 갖고 있지만, 어떤 식습관이 건강한지에 대한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킨다. 식품관련 종사자들의 이윤과 직결되다보니 정부로서도 명확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갖가지 상업적 정보들이 난무한다.
그러나 여러 과학적 사실들은 건강에 이로운 식품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저지방, 통곡물 채식위주 식단이다. 한국적 상황으로 바꿔 말하면 현미밥과 저지방-채식반찬 식단이다.
암은 과도하게 많은 단백질을 섭취할 때 성장이 촉진된다. 칼로리의 10%이상을 단백질로 섭취할 때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하루 2000칼로리가 필요한 성인의 경우 단백질을 50g 이상 섭취하면 칼로리의 10%를 초과해 암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하루 3끼 밥만 먹어도 20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고, 두부 1모에는 20 ~30g 정도의 단백질이 있다. 하루 3끼 밥과 두부 1모, 혹은 다양한 식물성 반찬을 충분히 먹으면 절대 단백질 부족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물성 식품을 먹게 되면 단백질을 위험한 수준으로 섭취하기 쉽게 된다. 대부분의 육류 1 인분은 단백질이 40g정도 된다.
한편 동물성 식품은 식물성식품에는 전혀 없는 콜레스테롤이 많고, 지방의 대부분이 포화지방이라 뇌심혈관질환의 근본 원인이 되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킨다.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식물성 식품에서 섭취하는 것이 이로운 또 다른 이유이다.
지난 40~50년 동안 콜레스테롤 섭취랑은 10배가랑 증기했다. 이는 육류, 생선, 계란, 우유 등 동물성 식풍 섭취가 10배 늘었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기간 암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그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10분마다 2.3명이 암괴 뇌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단백질 섭취 증가에 따른 암발생 증가에 대한 연구 그리고 한국전쟁 전사자 연구결과와 콜레스테롤 섭취랑 변화는 현재 우리의 동물성 식품 섭취량을 1/10 수준으로 줄이고 식물성 식품 섭취를 늘리면 암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의 실질적인 건강 향상을 위해, 재난적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파탄을 막기 위해 이제 국민들의 식생활개선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된 것이다.